[단짠 서른다섯 시리즈 ⑤] 35세 직장인의 솔직한 직장 이야기.

자격증 하나, 경력 11년.
이력서에 쓰면 제법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35세가 되고 나니 직장에 대한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꿈과 열정으로 버티던 20대와는 달리,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꿈의 직장, 서류에서 떨어지다
올해 초, 한 대기업 재단에 지원했다.
11년 경력이면 충분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서류 탈락. 그 순간 깨달았다.
35세, 11년 경력이라는 게 사실상 애매한 위치라는 걸.
신입으로 보기엔 나이가 많고,
고경력으로 보기엔 부족하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자리. 그게 지금 내 모습이었다.
이직? 아니면 현실 안주?
불합격 통보를 받고 한동안 멍했다.
매일 같은 고민이 맴돌았다.
“이직해야 하나? 아니면 여기서 버텨야 하나?”
20대에는 더 좋은 곳이 있으면 가볍게 옮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니 이야기가 달라진다. 연봉 협상도 어렵고,
새로운 환경 적응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현재 직장에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익숙해서 다니는 직장일 뿐이다.
내 직업의 현실
사람들은 내 직업을 들으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급여는 낮고, 업무량은 많고, 정신적 스트레스는 크다.
11년을 했지만 여전히 "이 일이 내 천직인가?"라는 물음표가 떠다닌다.
20대에는 사명감으로 버텼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사명감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대신 현실적인 질문이 따라온다.
내 노후는? 내 미래는? 이 급여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부업에 눈을 돌리다
그래서 결국 부업을 생각하게 됐다.
전자책 출간, 블로그 운영, 온라인 강의까지.
본업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20대에는 "부업은 본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했는데,
35세가 되니 "부업 없이 어떻게 살아?"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주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강의, 프리랜서, 창업 준비 등 모두가 플랜B를 준비하고 있었다.
직장 내 관계도 달라졌다
20대에는 직장의 인간관계가 내 삶의 중심이었다.
주말을 반납해서라도 일을 해결했고,
선배의 말투에 상처받아 편지를 써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체력도 마음도 달라졌다.
야근하면 사흘이 힘들다.
직장 동료에게 기대하지 않게 되었고,
오히려 선을 지키니 더 편하다.
후배들은 나를 선배로 보지만,
진짜 선배들 눈에는 여전히 애송이다.
신입들과 대화하다 보면 세대 차이를 실감한다.
그들의 야망과 에너지가 부럽기도 하지만,
"저때가 좋았지"라는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체력도 마음도 달라졌다
20대에는 일이 내 전부였다.
업무가 잘 안 풀리면 밤새 고민했고,
관계가 틀어지면 진심으로 속상했다.
하지만 이제는 업무는 업무,
인간관계는 인간관계로 나눈다.
괜히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
그게 오히려 편하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더 이상 20대처럼 살 수 없다.
워라밸? 사치일 뿐
요즘 MZ세대는 워라밸을 외친다.
하지만 35세 직장인의 현실은 다르다.
생활비는 계속 나가는데 연봉은 오르지 않고, 미래 불안은 커져간다.
퇴근 후엔 부업 준비,
주말엔 공부와 자기계발.
정작 온전히 쉬는 시간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워라밸은 선택이 아니라 사치일 뿐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이렇게 푸념만 하고 있을 순 없다.
35세, 아직 늦지 않았다.
아니, 늦었다고 하기엔 남은 인생이 너무 길다.
대기업 재단 서류에서 떨어졌지만 또 다른 기회는 올 것이다.
부업도 키우고, 새로운 분야도 공부할 수 있다.
여전히 길은 남아 있다.
35세 직장인의 현실
직장의 의미가 달라졌다.
20대에는 꿈과 이상을 좇았다면,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완벽한 직장은 없다.
완벽한 인생도 없다.
다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35세 직장인의 지혜다.
직장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직장과 적당한 거리를 두며 내 인생을 살아가려 한다.
단짠한 현실이지만,
이 안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20대의 순수함은 잃었지만,
대신 현실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얻었으니까.
다음 편에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20대의 “사랑이면 다 된다”던 시절과 달리,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는 30대의 연애를 솔직하게 풀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