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 서른다섯 시리즈 ④] 35세 평범한 여자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20대에는 건강이란 단어가 내 삶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건강검진 전날에도 곱창에 소주를 마셨고,
밤새 야식을 먹어도 다음 날 멀쩡했다.
이 조금 찌면 어때, 젊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0대가 되자 몸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30대 초반, 혈압 196의 충격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어지럼증.
대수롭지 않게 병원에 갔다가 혈압계에 찍힌 숫자를 보고 숨이 막혔다.
196. 의사는 “지금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했다.
내 나이에 고혈압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그날 이후 매일 아침 작은 알약을 삼키며 하루를 시작한다.
20대의 나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그때 깨달았다.
30대 몸은 정말 정직하다. 젊음을 핑계로 대충 살면, 바로 반응이 온다.
야식이 주는 무게
예전에는 밤 12시에 치킨 한 마리를 혼자 다 먹어도 아침에 멀쩡하게 출근했다.
그런데 지금은 라면 한 그릇만 먹어도 다음 날 속이 더부룩하다.
몸은 솔직하다.
그래서 저녁 8시 이후에는 가급적 먹지 않는다.
정말 배가 고프면 과일로 허기를 달랜다.
“한 끼쯤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이제는 사치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찾게 된 한식
20대에는 피자, 햄버거, 파스타를 좋아했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즐거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된장찌개, 김치찌개, 미역국이 더 위로가 됐다.
몸이 편안해야 마음도 편안하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외식 자리에서도 화려한 양식보다는
구운 생선과 나물 반찬이 있는 한정식을 찾게 된다.
20대의 입맛은 혀를 만족시켰지만,
30대의 입맛은 위장을 위로한다.
내 입맛이 이렇게 될지 정말 몰랐다.
영양제와 피부 관리, 변해버린 루틴
20대에는 "음식으로 다 해결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직장생활 속 불규칙한 식사는 내 몸을 지치게 했다.
지금은 종합비타민, 오메가3, 비타민D가 당연한 루틴이 되었다.
처음엔 씁쓸했지만,
이제는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피부도 달라졌다.
기초화장품 하나만으로 촉촉했던 시절은 지나갔다.
여드름 관리가 전부였던 시절도 끝났다.
이제는 주름과 탄력, 그리고 노화가 현실이 되었다.
보톡스, 리프팅, 스킨케어가 자연스러운 대화 주제가 되었다.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하는 이유도 같다.
스트레스는 얼굴에, 몸에 고스란히 새겨지기 때문이다.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20대에 운동은 취미였다.
다이어트를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30대 이후 운동은 생존이다.
특히 고혈압 이후 운동은 필수가 됐다.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택한다.
주 3회 헬스장에서 가벼운 근력운동과 유산소를 하고,
평일에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물론 살은 안빠진다.
다만 이 작은 습관이 내 몸을 지탱해준다.
검진 앞에서 달라진 태도
20대의 나는 검진 전날에도 술을 마셨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금주하고, 가볍게 식사하며 몸을 정돈한다.
정기검진은 내 삶의 필수 루틴이 되었다.
6개월마다 혈압을 확인하고,
1년에 한 번은 종합검진을 받는다.
젊다는 이유로 방심했던 나를 붙잡아주는 안전벨트 같은 존재다.
몸은 정직하다
30대의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잘 관리하면 확실히 보답하고,
방심하면 바로 경고를 보낸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지만,
회복도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매일의 작은 관리가 중요하다.
그것이 쌓여 내일을 지탱한다.
35세가 된 지금, 건강 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단짠한 현실이지만,
이렇게라도 내 몸을 챙기는 건 결국 내 자신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20대의 무모함은 지나갔고,
30대의 정직한 몸은 매일 나에게 말을 건다.
오늘 먹은 음식, 오늘의 휴식, 오늘의 땀이 바로 내일의 나를 만든다.
다음 편에서는 ‘직장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일과 직장에 대한 생각들,
그 단짠한 현실을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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